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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 단체 ‘케어’ 총회가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회원들의 항의 속에서 열렸다. 하지만 박 대표의 해임안은 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케어 전·현직 회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케어 건물 앞에서 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케어 총회는 일정 기간 회비를 납입하는 등 자격을 갖춘 정회원에게만 공개됐다.

이들은 ‘박소연과 어용 이사진·운영진은 사퇴하라. 동물을 볼모로 삼지마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박 대표는 사퇴하라” “안락사가 웬말이냐” “회원들은 속았다”라며 구호를 외쳤다. 박 대표 측 케어 관계자들은 출입을 통제하며 박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이들을 향해 ‘집회 신고는 했냐’ ‘정상화를 바란다면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않냐’ ‘개농장에 가서 이런 집회라도 했냐’며 따져 물었다. 소형 카메라를 상의에 부착한 한 관계자는 케어 사무실 입구에서 참가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케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총회에는 약 30명이 참가했고 150여명이 위임장을 냈다. 안건으론 지난해 사업·결산 보고,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정관 개정의 건만 올라왔다. 박 대표에 대한 해임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박 대표 사임을 요구하는 이들은 기타 안건으로 박 대표 해임안을 상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90여명의 정회원 의결권을 위임받았다는 케어 회원 이지수씨는 “10년 간 후원해온 정회원으로서 현재 박 대표 체재에서 예산을 정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본다. 케어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박 대표와 이사진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철 케어 이사는 “90여명의 위임장 중 총회 참가 자격이 있는 건 25명뿐이었다”며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려면 정식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정관 개정안이 통과돼 단체 해산시 재산은 지자체에 귀속된다는 내용은 제3의 지정 단체에 귀속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를 케어의 재산을 박 대표 측 단체로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박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관을 검토하다가 관련 조항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법적으로는 케어의 재산은 대부분 구조동물이다.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추후에 혹시라도 단체가 강제로 해산되면 구조동물이 지자체에 귀속돼 보호할 수 없게 된다고 판단된 부분이 있다. 재산을 넘길 단체도 지자체의 인정을 받는 비영리 단체 등 정관에 규정이 되어 있다. 재산을 챙기려고 한다는 의혹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전·현직 회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케어 사무실 앞에서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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