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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기 국회 내 처리" vs 국민의힘 "신중해야"
상법 개정안 등 3법, "프라이할지 찜할지 결정 안 돼"
17일 법안심사소위 본격 심사 돌입
이재명 "재벌개혁 후퇴로 이어질까 우려"[이데일리 이성기 권오석 기자]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주요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16일부터 여야 간 본격적인 샅바싸움이 시작된다.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를 주축으로 재계 의견을 수렴한 민주당은 정기 국회 회기(12월 9일) 내에 경제 3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555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증·감액 작업을 하는 예산조정소위에서도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결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 3법 중 핵심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3% 룰`(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다. 민주당 TF는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3%룰과 관련해 △정부 원안인 `합산` 대신 `개별 적용`으로 완화 △소수 주주권 행사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안을 원내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을 적용할 경우 경영권 위협이 커진다는 재계 측 주장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정부 원안 유지`가 공식 입장이다.

TF단장인 유동수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최근 취재진에 “달걀을 지금 깨 비비고 있는데 프라이를 할지 찜을 할지 결정이 안 됐다”면서 “아직 정부안을 갖고 조율하려면 얘기할 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국가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안인 만큼, 시한을 정한 논의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법안 심사 단계에서 공청회, 간담회 등 전문가 및 각계 각층의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여야는 오는 17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경제 3법 관련 본격 심사에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민주당 일부에서도 재벌개혁 후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경제3법 후퇴, 재벌개혁 후퇴로 이어질까 우려됩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공정경제 3법 논의가 더 이상 정당 간 거래와 재벌과의 동행으로, 총수일가 전횡 방지와 재벌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 취지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열망을 훼손시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3%룰`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자 당초 최대 주주 `합산`에서 `개별` 적용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라면서 “`개별`안이 되면 대주주 측은 각각의 3%씩을 인정받게 돼 특수관계인의 숫자만큼 권한이 늘어나 애초 감사위원 분리선출 도입 취지가 무색해 진다”고 경고했다.

한편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증·감액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예고했다. 부별 심사를 마치고 가동되는 예산조정소위에서는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 21조3000억원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통일 관련 예산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안 처리를 고수하는 민주당과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국민의힘 간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 여야는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 자정까지 처리키로 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예산·기금안을 의결한 상임위 11곳의 심사 과정에서 약 11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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