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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갤러리
 
작성일 : 07-09-05 16:52
광화문의 추억
 글쓴이 : csant (211.♡.5.156)
조회 : 303,638  
광화문의 추억
詩旲案 박장락
 

어느 해인가 기억이 가물거리는 금빛 쏟아지듯 양광이 눈부신 ４월의 광화문 거리에 버들 꽃이 휘날리던 오후 택시를 잡으려고 섰는데 어디서부터 나를 쫓아 날아온 흰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왔다 나비는 내 주위에서 맴돌다가 기어이 택시 속까지 따라와서 바짓가랑이 속으로 날아다닌다 무슨 희한한 길조인가 ？ 나비가 스멀거리며 가랑이를 기어나와 내 머리와 옷고름에 앉아서 기분이 사뭇 야릇했지만 ， 행인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버들 꽃에 묻혀 서점까지 따라오던 나비 책장을 넘기듯 세월이 가고 막을 내리게 되지만 ， 나는 느슨한 테이프를 되돌려서라도 네온사인 불빛으로 키만 커 버린 도시의 추억 귀를 예민하게 세워도 교신이 되지 않는다 내 심신은 야릇한 회한에 잠기어 물기 오르듯 촉촉해지니 어느 틈엔가 나비는 사라지고 아차 하는 순간 그날따라 내 머리에 흠뻑 뿌려 솜사탕처럼 빳빳해진 머리 ， 헤어스프레이 향 때문에 따라온 것을 알고서는 나비가 그리운 날에는 광화문에 가고 싶다 ． . . .............
지금 딱 딸아이 나이 무렵 여고3년 내내 같은 반이었던 짝지가 있었다. 울 반에서 젤로 이쁘고 또 사근 사근 서울말을 썼던 그아이에게 장락이라는 남자 친구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별이 빛나는 밤에'라디오 심야 프로가 인기였던 그 시절, 그녀는 박장락이라는 남학생의 詩를 외어서 내게 일러주고는 하였는데, 마침 교회에서 소개를 받고보니 박장락이라는 이름이었다는 것... 우연치고는 인연이었던..그네들이 기억나는 오늘.... 나 역시 나비한마리가 따라왔다. 박장락이라는 흔하지 않는 이름의 시인... 그 소년일까?? 광화문 네거리의 음악소리와 함께 실려 온 나비와 詩 참으로 이채로운 날이다^^* ...............................................아카시아/ 구월처럼 詩적인 달도 없습니다. 거리를 걷거나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산다는 일이 절로 날아가고 또 속아도 달콤한 계절. 광화문를 노래 한 가수 이문세의 연배가 또한 우리와 비슷하여 한결 목소리에 공감이 가는 것도 같은 날. 잠시 배회하는 골목길도 괜잖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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